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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래나비.. | 24/05/01 15:55 | 추천 0 | 조회 106

딸내미 시집 보낸 듯한 기분... +106 [8]

핫게kr 원문링크

지난 4년간 정말 애착을 가지고 품고 살았던...

하루에 서너 시간 넘게 매일 치곤 했던 기타가

조금 전에 팔려 갔습니다.

판매 글을 올려 놓고도 이게 맞는 건지 고민을 하고

안 팔리길 바라는 마음도 반쯤 걸쳐 있었는데

어제 어느 분 연락 받고 약속 잡고

결혼 하는 딸내미 치장하듯이 만질 수 있는 부위는

전부 분해 해서 청소 하고 오일 발라주고

줄도 새거로 갈아 주고...

다른 이유로 거래가 불발 되면 다행이라고

오히려 안도할 지언정

기타가 마음에 안 든다는 이유로 파토가 나면

속상할 것 같았거든요.

한데 반짝반짝 기름 먹여 닦고

내 손에 맞게 수정했던 부분들 되돌려 놓고

새 줄로 갈아주고 연주를 하니 왜 이리

그 소리가 예쁘던지 다시 한 번 괜히 파는 건가

후회도 밀려왔지만 이미 잡은 약속...

조금 전 집 근처로 오셔서 기타를 직접 보고

가져가셨습니다.

다행히 저만큼이나 기타에 애착이 많은 분 같았고

마음이 잘 통해 길거리 뙤약볕에 서서 한 시간을

기타 얘기 하다가

'저 주문한 기타 받을 때 무료로 드레싱 해주신다

했는데 그때 한 번 오세요' 약속도 잡고

헤어졌습니다.

제 기타를 마음에 들어 하시는 걸 보니

섭섭함은 잊고 또 부듯하네요.

판매 글에는 드릴 악세사리가 없다 써 놨지만

이것저것 챙겨드렸습니다.

우리 3호 냥이의 아깽이 시절과 함께 내 품에

들어왔다가 떠나네요.

커스텀 주문 제작 중인 이 기타를 기다리는 동안

당분간 이 녀석을 데리고 놀게 됐네요.

들어가는 비용이 녹녹치 않아서 일렉은 다시 잡지

않으려고 했는데... 이거 또한 괜한 시작이 아닌지

걱정도 됩니다만

새 식구 맞을 준비도 잘 해야겠죠

이상

그냥 주저리 써 보는 울타리의 악기 이야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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