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쩌다보니 12구 시계 보관함이 꽉 차서
저녁에 먹을 돼지등뼈 핏물 빠지는 걸 기다리면서
도대체 어떤 싸구려들로 채워왔나 생각해보게 되었습니다.
CASIO EF-310 케이스 사이즈 : 37mm 구입시기 : 2001년
제 첫 시계였는지 어땠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확실한건 전 군대에서도 시계는 안 찼고, 약 15년 전에 제대하면서 구입했다는 것 정도입니다.
에디피스의 명성대로 15년 동안 시계전지를 단 한 번 갈았고, 지금까지 별 고장없이 잘 굴러가고 있습니다.
케이스, 브슬, 크리스탈 할 것 없이 흠집 투성이지만 아직도 일주일에 한두번은 찹니다.
작은 케이스가 참 편안하고 익숙합니다.
TIMEX CAMPER
케이스 사이즈 : 34mm
구입시기 : 2002년
지금은 단종된 타이멕스 캠퍼 34mm 모델입니다. 솔직히 유니섹스였는지 여성용이었는지 기억도 안 나요.
당시 교환학생으로 스페인에 가 있었는데, 아마 40유로 정도에 중앙광장에 있던 잡화점에서 샀던걸로 기억합니다.
그 이후로 해외 현장에 장기파견을 가게 될 때는 꼭 이 시계를 가지고 갔습니다. 특히 더운 나라는요.
특이한 점은 타이멕스이지만 인디글로가 아니라 야광도료가 적용되어 있습니다. 사실 요즘 나오는 케이스가 더 커진 캠퍼 시리즈도 인디글로가 아닌걸로 압니다.
팔찌수준으로 엄청나게 가볍고, 케이스가 작아서 손을 놀리는데 이것보다 편한 시계는 없었습니다.
건전지를 네 번 정도 갈았고, 아직도 씩씩하게 잘 갑니다.
CASIO G-SHOCK GA 시리즈
케이스 사이즈 : 44mm
구입시기 : 2007년
지금도 겨울병 환자인 제가 본격적으로 스노보드를 타기 시작한 때입니다. 당시에 두 가지 색을 동시에 샀고요.
다 아시겠지만 빅페이스는 당시에 꽤 인기가 있었어요. 색깔 이쁘잖아요.
여름에 반바지에 차기에도 좋습니다. 시갤분들은 극혐이라 하시겠지만 ㅋㅋㅋㅋ..
장점은 스트랩 길이가 충분히 길어서, 겨울에 두꺼운 보드복 인너 위에 착용해도 줄이 모자라지 않습니다.
건전지 한 번씩 갈아줬고, 아직 씩씩하게 잘 가고 있습니다.
TIMEX EXPEDITION T49796
케이스 사이즈 : 50mm
구입시기 : 2009년
인도에 장기출장 갔었던 때로 기억하는데, 술을 엄청 마신 날 쇼핑몰에서 구입한 걸로 기억합니다.
당연히 인디글로 적용되어 있고, 기압식 고도계, 최고고도 메모리 기능이 있습니다.
현재 기록되어 있는 고도는 알프스 르 두 알쁘 스키장에서 기록한 3980미터입니다. 물론 전지 갈면 날아갈 메모리지만..
솔직히 너무 무겁고 커서 잘 차지는 않습니다만.. 그래도 찼을 때 벽돌을 찬 것 같은 이상한 뿌듯함은 있습니다.
CITIZEN ECO-DRIVE E870
케이스 사이즈 : 40mm
구입시기 : 2009년
예물이라고 하기는 뭐 합니다만, 결혼하면서 와이프가 사 준 시계입니다.
결혼 당시에 당연히 예물 이야기가 왔다갔다 했습니다만, 개인적으로 비싼 시계에는 취미가 없어서 시계 같은건 사양했습니다.
그래도 정장에 찰 만한 시계를 하나 사 주고 싶다길래, 퍼페츄얼 캘린더에 사파이어 글라스가 들어간 저 모델을 사 달라고 했네요.
와이프도 시계같은데는 관심이 없었습니다만, 할머니 -> 어머니로 계승된 다이아몬드가 잔뜩 박힌 손톱만한 오메가 수동 시계를 와이프가 계승했습니다 ㅋㅋㅋ..
와이프 시계는 아직도 잘 가는 꼬물인데, 오버홀을 한번 하기는 해야할거 같아요. 초침이 없어서 솔직히 오차가 어떤 수준인지는 전혀 모르겠습니다.
여튼 제 시계는 가죽줄 새로 주문한게 오면 다시 차고 다녀야겠네요.
TIMEX 905W3
케이스 사이즈 : 39mm
구입시기 : 2011년
뭐 벌써 "내 눈!" 하실 분들 많으시리라 생각합니다만.. 귀엽지 않나요?
사실 제가 차려고 샀습니다만, 와이프가 거의 많이 찹니다. 제가 차면 같이 외출 안 하려고 하거든요..
인디글로 적용되어 있고, 건전지 효율은 안 좋은 것 같습니다. 벌써 건전지 세 번 갈았어요.
초침 소리 장난 아니지만... 그래도 여름에 와이프가 차면 참 이쁩니다.
CASIO G-SHOCK GW-5610B
케이스 사이즈 : 40mm
구입시기 : 2017년
올해 와이프 여름용 지샥을 주문하면서 제 것도 주문했습니다.
멀티밴드, 터프솔라 적용되어 있고, 녹색 액정이 너무 이뻐요.
요즘 와이셔츠 입을때 제일 많이 차는 시계입니다. 나름 애지중지 하고 있답니다 ㅋㅋㅋ..
CASIO PROTREK PRG-300CM
케이스 사이즈 : 40mm
구입시기 : 2017년
올 겨울에 오스트리아 장크트 안톤으로 스노보드 여행을 갑니다. 그래서 보드탈 때 차려고 아마존 프라임데이 떴을때 샀어요.
프로트렉 중에서도 케이스가 제일 작은 시계입니다. 프로트렉 사실 분은 참고하십셔!
기압식 고도계, 기압계, 온도계, 나침반이 내장되어 있습니다. 뭐 사실 실제로 쓸 일은 없지만 엘리베이터 탈때 고도계가 따다다다다닥 올라가는 거 보면 신나요.
올 겨울에 고도계 메모리에 최대고도 갱신하고 올 예정입니다.
CASIO G-SHOCK GW-2310FB
케이스 사이즈 : 44mm
구입시기 : 2017년
전파시계를 하나 사고 나니까, 또 사고 싶어져서 이번에는 까만색으로 샀습니다.
44mm인데 실제로는 그렇게 커보이지 않아요. 국내 출장 갈때 많이 차고 다닙니다. EL 라이트가 굉장히 이쁩니다.
SEIKO SRP481
케이스 사이즈 : 42mm
구입시기 : 2017년
처음으로 산 기계식 시계입니다. 사실 기계식 시계에는 관심이 전혀 없었는데, 워낙 싸길래 하나 사 봤습니다.
4R36무브가 적용되어 핵킹, 매뉴얼 와인딩 되는 점이 가장 큰 장점입니다. 150 딸라 짜린데 말이죠.
처음 사보고 느낀점은 초침이 슬슬 가는게 참 귀엽다는 것과.. 야광이 엄청나다는 거였네요.
올 여름에 반바지 입을 때 잘 찼습니다.
SEIKO SRPA75K1
케이스 사이즈 : 42mm
이건 뭐 오늘 첨 찬거니까 설명 할 것도 없고요... 무브는 마찬가지로 4R36입니다. 끗
번외..
SONY 라이브 뷰 리모콘
케이스 사이즈 : ??
소니 액션캠의 라이브 뷰 리모콘입니다. 겨울에 보드 탈때는 왼팔에는 요놈을, 오른팔에는 시계를 차요.
리모콘에 시간이 나오는데도 시계를 차는 이유는.. 시계모드로 해 놓으면 배터리가 하루를 못 갑니다.. 촬영할때만 틀어놔야 하기 때문에 시계 기능이 크게 의미가 없어요.
단점은 왼팔에밖에 못 찬다는 것..
장점은 진짜 착용감이 굉장합니다. 완전히 팔과 하나가 되는 느낌이에요. 나일론 스트랩 안쪽의 우레탄 지지대 때문에 그렇습니다.
맨살에 차도 좋고, 스트랩이 엄청 길어서 자켓 밖에도 찰 수 있습니다.
써놓고 보니 참 중구난방 허접하기 그지없는 컬렉션입니다만..
애초에 뭐 방향성 없이 그때 그때 사고 싶은걸 사다보니 어쩔 수가 없네요.
그래도 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데, 아직도 잘 굴러가고 있는 애들 보면 참 대견하고 그렇습니다.
여튼 길고 쓸데없는 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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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12)
이정도묜 지샥매니아!
지샥 매니아라면 프로그맨이나 레인지맨 정도는 있어야죠.. 근데 이제 슬슬 44mm넘어가는건 부담스럽게 느껴집니다..
개인적으로 레인지맨이 42mm 정도에 나와주면 참 좋겠습니다... 머드 마스터도 42mm정도로 나와주면 프로트렉을 쳐다보지 않을 텐데요..
정성글 ㅊㅊ이에요
추천 감사합니다.. 매번 고급 레스토랑 같은 시계보다는 가끔 분식집 같은 시계도 괜찮지 않겠습니까
저도 스노보드타곤 스키 팔앗죠....ㅎㅎ
원정까지 가시고 부럽네요,,,
그래도 직장이 운 좋게 휴가 쓰는데는 아무 터치가 없는 곳이라.. 대신 여름에 휴가 없이 살고 있습니다..ㅠㅠ
추억이 담긴 시계네요 구경장했습니다
시계마다 사연이 있는게 멋집니다
넘무 머싯어요